부스트캠프 웹・모바일 8기 합격 후기

늦었지만 부스트캠프 웹·모바일 8기 합격 후기를 작성해 본다.
 

지원 계기

 
재직 중이던 직장에서 일 년을 넘기고 이직을 하고 싶어 이력서를 작성하며 서류 지원을 막 하던 참에 부스트캠프 모집 공고를 발견하게 되었다. 실력이나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예 퇴사를 하고 취업을 준비해 볼까 싶기도 했지만 백수로 산다면 흐지부지될 내 성향을 알아서 그건 꺼려졌다. 새로운 교육을 받는 방안도 있었겠지만 아무리 직장을 다녀서 돈이 생겼다 해도 큰 금액을 지불하면서까지 무언가를 하고 싶진 않았다. 익명으로 참여하고 있던 단체 오픈 채팅방에서 네이버 부스트캠프는 강추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처음 이직을 하려고 맘먹었을 땐 퇴사하고 무언가를 할 생각이 없어서 고민이 됐지만(계속 돈 벌고 싶었다), 나는 학교도 빨리 가고 취업도 빨리한 편이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경력자의 경우 2년 미만까지 지원할 수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도전했다. 
 
지원하기까지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았다.
 
1. 코딩 테스트 준비
2. 자기 소개서 작성
3. 포트폴리오 준비 (옵션)
 

1. 코딩 테스트 준비

 
코딩 테스트까지 3주 정도 남은 시점에서 준비를 시작했다. 평소에 알고리즘 문제를 꾸준히 풀지는 않아서 어느 정도 대비가 필요했으나, 어려운 문제부터 시도하면 낙심할 게 뻔해서 그러지는 않았다. 코딩 테스트 환경이 프로그래머스라고 해서 프로그래머스 고득점 키트의 1~2단계 문제만 풀어 보면서 코딩 테스트에 필요한 문법과 접근 방식을 익히고 익숙해지자는 식으로 준비했다. 3단계 넘어가니까 어려워서 풀리지도 않았음.
 
학부생 때 코딩 테스트를 간간이 풀 때는 파이썬으로 준비했으나, 파이썬을 사용하지 않은 지 거의 2년 이상이 된 상태였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다 보니 가장 익숙한 언어가 자바스크립트였기 때문에 다른 언어에 익숙해지는 데에 힘빼지 않고 자바스크립트로 준비하기로 했다.
 
부스트 캠프 블로그의 코딩 테스트 유형을 공개합니다 포스팅도 한 번씩 풀어봤다. 풀이가 없어서 헷갈리는 문제는 chatGPT를 괴롭히면서 이해했다. 
 
부스트코스 CS 강의도 전부 들었다. 약 2주 동안 하루에 세네 강의 정도 들으면 전부 들을 수 있는 정도여서 출퇴근 길에 강의를 듣는 식으로 준비했다. 퇴근길이라 졸기도 했는데 몰아서 듣는 것보다는 나았다. 여담으로는 하버드 강의 질 진짜 좋다. 
 

2. 자기 소개서 작성

 
부스트캠프 모집 공고에 작성되어 있는 모집 대상은 다음과 같다. 

지속 가능한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은 분을 기다립니다.

자기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분
“해야 하는데”에서 끝나지 않고 실천하는 분적당히, 그러려니 하기 보다 더 나은 방법을 떠올리는 분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무언가에 몰입해 본 분

열린 사고로 동료와 협력하는 분
나와 다른 의견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나만의 노하우, 방법, 생각을 기록하고 공유하길 즐기는 분

 
자기 소개 문항도 모집 대상에서 비롯된 문항들이 대부분이었다. 얼마나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해 왔는지, 얼마나 함께 학습해 본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이 대다수였다. 내가 재직했던 회사는 스타트업이었는데, 비교적 기술이나 문화를 새로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어서 자기 주도적으로 동료와 함께 무언가를 시도해 본 경험은 많았다. 그래서 이를 위주로 자기 소개서 문항을 작성했고, 많지는 않지만 여러 사람들한테 보여 주면서 다섯 번 정도는 고친 것 같다. 
 
작성하고 보니 조금은 아쉬운 문항도 있었는데, 지금 와서 어떤 경험을 만들어낸다든가 너무 허황된 거짓만 가득한 답변으로는 지원하고 싶지 않아서 있는 그대로 지원했다. 
 

3. 포트폴리오 준비

 
포트폴리오는 안 내도 되는데, 불안해서 뭐라도 작성했다. 사실 이렇다 할 프로젝트는 없었고, 부스트캠프 7기 졸업생과의 미팅 시간에 참고해 보니 어떤 분은 공부 기록을 노션에 정리한 걸 포트폴리오로 제출했다고 해서 비슷하게 준비했다. 나는 다행스럽게도 업무하며 틈틈이 정리해 둔 노션이 있어서(습관 만들어지도록 기록 장려해 주신 전 CTO셨던 Anon 감사합니다) 그 노션을 정리해서 포트폴리오로 제출했다.
 
 
 

그리고 실제 코딩 테스트는......

자세히 얘기할 수는 없으니 대충 말하자면 아진짜어려웠어요...... 와, 이런 문제를 내다니. 이런 생각도 했다. 어떤 알고리즘을 적용해서 풀어야겠다! 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문제를 봤을 때 어떤 알고리즘으로 풀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경지에 이를 만큼 문제를 풀어 보지 않았으니. 어쨌든 노가다 구현으로라도 문제를 일단 풀려고 했고, 어려운 문제는 전체 케이스에 적용되는 것이 아닌 테스트 케이스만이라도 통과하자! 라는 마음으로 문제를 풀었다.
 
그리고 2차 테스트는 반 이상은 풀어서 괜찮겠다 싶은 마음으로 오픈 채팅방을 확인했더니 난이도가 쉬웠다는 여론 때문에 (??: 아진짜무슨소리예요어려웠는데ㅠㅠ) 엄청 불안했다. 2차 코딩 테스트 끝난 시점에서 피플팀한테만 퇴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해 놓았는데, (수요일 결과 발표 → 금요일 퇴사 → 다음 주 월요일부터 바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미리 말해 둠) 덕분에 엄청 자신 없어하면서 말했다. (그런데 다들 발표가 나기 전까지 내가 떠나는 것을 기정 사실화하며 아쉬워하셨음 아니 저 아직 안 가는데 ㅋㅋㅋ ㅠㅠ) 그래도 붙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오픈 채팅방 같은 곳에서는 잘 본 사람들만 말한 경우도 허다할 거고, 거짓을 말한 사람들도 있을 거다. 흔들리지 말고 심지만 꼿꼿하게 후회 없이 준비하면 붙을 수 있지 않을까.  
 
 

AND NOW

지금은 벌써 부스트캠프 3주차 일정을 마친 상태다. 정말 빡세다. 챌린지 시작 전에 다들 밤새운다길래 나는 그래도 회사 다닌 경험도 있는데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만 진짜 진심으로 너무 많이 엄청나게 오산이다. 어떻게 그렇게 오만했는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문제의 스타일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문화...... 모든 게 새로운 환경에서 열심히 고생 중이다. 내가 모르는 CS 지식이 이렇게나 많은데 어찌 이것 하나하나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현업에서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부스트캠프를 신청하면서 가장 기대됐던 것은 실력 있는 동료들과 교류하는 것이었는데, 역시 퀄리티 좋고 경쟁률 높은 부스트캠프라서 그런지 너무 만족스럽다. 동료들과 더 좋은 커뮤니케이션 하는 법을 많이 배워 가려고 했는데 많이 노력 중인 게 잘 발휘되고 있지 않나 싶다. 낯 되게 많이 가리는데 기술 관련 얘기는 서슴없이 하고 있고, 내가 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나에게 질문하는 동료들에게도 많은 걸 얘기해 주려고 한다.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외향형 다 된 것 같다. 그리고 건강 잘 챙기자. 지금 어깨에 담 걸렸다. 이 글 보시는 분들도 거북목 넣으시고 척추 피십쇼.